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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건 공동결의문 및 토론회 발표자료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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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보건학회, 환경독성보건학회 공동 결의문>

초유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화학물질 및 생활용품 관리를 획기적으로 전환하여 국민안전을 확보하기 바란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세계 최초의 생활용품에 의한 대규모 인명 피해사건이다.

가습기 살균제는 SK케미칼과 같은 기업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거나 외국에서 원료를 수입하여 옥시레킷벤키저와 같은 외국계기업과 롯데마트 등이 만들어 판매한 생활용품이다. 1994년 첫 제품이 나온 뒤 2011년까지 20여 종이 판매되었으며 18년간 800만 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130여명에 이른다.  
가습기살균제 독성 정보를 알고서도 원료를 공급한 제조사나 흡입독성에 대한 자료도 확보하지 못한 채 제품을 출시하고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과장 광고한 가습기살균제 기업들의 무책임함이 이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고, 또한 화학물질과 이를 이용해 만든 화학제품을 별개로 관리됨 따라 용도 변경으로 노출경로가 달라져도 이에 맞는 독성을 심사할 수 없는 법·제도의 미비, 국민이 직접 호흡하는 가습기살균제를 공산품으로 관리하면서도 최소한의 안전기준도 마련하지 않고 자율인증제품으로 방치한 것이 참혹한 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공산품에 함유되어 인체에 노출될 수 있는 유해성분을 둘러싼 정부기관들(산자부, 환경부, 식약처 등)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했던 상황은 이후의 피해 구제를 지연하는 요인이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가 산업화과정 중에 화학물질의 사용과 소비가 늘면서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을 도입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우리나라가 화학물질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선진국 수준의 면모로는 아직도 부족하기에 오늘의 참혹한 일을 겪게 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국내 환경독성 및 보건의 대표적인 학회인 (사)환경독성보건학회, (사)한국환경보건학회는 전문학술 단체로서 가습기살균제 사건 발생초기부터 조사, 판정, 구제와 관련한 정부의 위원회에 참여하여 피해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고, 2011년도에 개최한 제1차 환경독성포럼 등 학회활동과 회원 학자들의 자발적인 연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여 이를 알리고자 노력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사고가 해결되지 못하고, 피해자들이 이같이 방치된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까지 노력하여 왔듯이, 두 학회는 연구자 윤리 및 이해상충(COI, Conflict of Interest) 규정을 더욱 강화하여 이번 사건을 환경보건 및 환경독성분야의 과학적 선진화를 이룩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을 드린다.    

두 학회는 제2차 환경독성포럼을 개최하여 향후의 피해자의 구제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방안을 모색함과 아울러 다음 사항을 하루 속히 추진하도록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을 촉구하는 바이다.  

1. 국가의 역량을 총 동원해서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하며, 화학물질로부터 국민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재정비하여 또 다른 참사를 예방해야 한다.

2.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이외의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폐 이외의 다른 장기 피해 그리고 정신적 피해자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등을 마련한다.

3.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과학적 한계, 행정 편의 등으로 배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살균제 사용자와 피해자의 건강 영향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도 신고하지 못한 잠재적 피해자도 찾아내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4. 피해자들에 대한 의료적, 사회경제적 지원 외에도, 정신심리적 측면에서 국가 차원의 지원을 통하여 피해자들이 우리 사회에 건강하게 회복하여 복귀할 수 있는 지원 / 재활 시스템을 신속히 제공해야 한다.

5. 보상대책과 관련하여 현재 석면피해구제법, 환경오염피해구제법, 태안특별법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환경오염 피해구제를 하나의 법체계로 단일화하고 피해역학조사, 피해구제의 범위 등을 보다 포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한다.

6. 우리나라의 현행 화학물질 독성시험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 유럽의 바이오사이드 관리와 같은 선진국 수준의 엄정성을 확보하고, 독성물질의 안전관리기술의 과학적 첨단화를 추진해야 한다. 유럽과같이 살생제법을 별도로 만들어 살생제품의 시장 출시 전 제품등록과 사전허가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현행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에서 화학물질 관리에 있어 허점이 노출된 만큼,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해 화학물질과 소비자제품 통합관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7.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화학물질의 등록과 평가를 시행하고, 화학물질의 제품출시후 감시(postmarketing surveillance)가 가능하도록 독성물질감시센터(Toxic Substance Control Center)를 설립해, 화학물질의 피해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근거로 화학물질의 관리를 보완 강화한다.

이상으로 우리사회가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와 가족의 고통과 아픔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2016. 5.18

한국환경보건학회
환경독성보건학회
 첨부파일
사본__20160518_112639.jpg
발표문pdf.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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