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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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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기자, 서울시립대학교

플라스틱의 탄생

플라스틱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옛날의 당구공은 코끼리의 상아로 만들었는데 코끼리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대체물질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세기 말 질산섬유를 이용하여 합성한 셀룰로이드(Celluloid)와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중합한 베이클라이트(Bakelite)라는 최초의 플라스틱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셀룰로이드는 필름의 재료로 이용되면서 영화산업을 이끌었고, 이후 플라스틱을 제품에 많이 활용하며 플라스틱의 시대(Plastic Era)가 시작되었다. 점차 화학산업이 발달하며 여러 화학물질을 활용하여 많은 종류, 다양한 특성을 가진 플라스틱들이 만들어졌다.

플라스틱의 문제점

지금도 플라스틱을 이용한 제품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3억 8100만톤으로 집계되었다. 이 플라스틱들은 사용기한이 지나면 모두 쓰레기가 되어 돌아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등하면서 2019년 대비 2020년 국내 1일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15.4%나 증가했다. 이러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고분자 중합체로 미생물이 분해하기 힘든 고분자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소요된다. 과거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해류를 따라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를 형성하고, 폐기물 처리장에 묻힌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썩지 않은 쓰레기로 남았다. 일부 가연분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공장의 연소로에서 연료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시켜 2차 오염의 위험이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발견

바다 표면에서 떠다니던 수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자외선에 노출되고 해수에 의해 물리적, 화학적으로 풍화되며 아주 미세한 입자로 분해되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작게 제조되거나 제조된 플라스틱이 5mm 이하로 미세화 된 고분자 화합물을 말한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들은 수생태계를 떠다니며 먹이로 오인한 동물들의 입속으로 들어가 체내에 쌓이게 된다.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 동물들은 인간의 식탁에 올라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플라스틱의 사용이 장기화되고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미세 플라스틱은 생태계 어디에서나 (ubiquitous) 발견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브리예 대학교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22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여 조사한 결과, 인간의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실험자의 혈액 샘플 중 음료, 식품 포장재에 쓰이는 PET는 50%(11명) 검출되었고 PS 36%, PE 23% 검출되었다고 한다

위험성

수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고 오랜 시간 부유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석유화학물질의 물성과 넓은 표면적을 가지고 있어, 해수 중 각종 유해물질과 중금속 등이 흡수하여 고농도로 축적된다. 작은 동물들은 미량의 미세플라스틱으로도 생식독성이나 신경독성으로 생존과 존속이 어려워져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 도달할 수 있다. 인간이 미세플라스틱에 장기간 노출 시에 체내에서 질환, 병변을 유발하고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약해져 종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문제점은 미세플라스틱의 크기, 흡착된 유해물질, 사람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발생하는 질환이나 병변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해결방안

우선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되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하거나 비닐 봉투 사용시 환경부담금 지불하는 등 여러 규제들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들도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무 라벨 생수병을 구매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석유화학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연구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되기 쉬운 물질인 옥수수전분 같은 바이오매스를 이용하여 만든다. 이러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된다. 연구와 개발을 거치며 내구성과 분해성이 우수해지고 생산단가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맺는 말

플라스틱이 우리 삶에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잘게 부서져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우리에게 위협으로 돌아오고 있다. 석유화학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금방 대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든든한 환경독성보건학회의 교수님들과 연구자님들이 있기에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들을 규명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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